디지털 장의사

디지털 장의사 직업으로서의 가능성: 자격, 수요, 전망

mystory-202506 2025. 6. 26. 20:23

디지털 장의사, 죽음 이후의 디지털 세계를 정리하는 새로운 전문직

디지털 사회가 일상이 된 지금, 인간의 삶은 더 이상 현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SNS, 이메일, 클라우드, 디지털 자산, 온라인 커뮤니티 등 개인의 디지털 흔적은 죽음 이후에도 인터넷 공간에 고스란히 남는다. 이러한 시대 흐름 속에서 주목받고 있는 새로운 직업이 바로 디지털 장의사다. 디지털 장의사는 고인의 온라인 흔적을 정리하고, 유족의 요청에 따라 계정을 삭제하거나 추모 콘텐츠를 제작하며, 디지털 자산을 법적으로 정리해 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단순한 데이터 삭제 기술이 아니라, 법률적 이해와 윤리적 판단, 정보 보안 기술, 정서적 공감 능력이 복합적으로 요구되는 고도의 전문직이다.

 

특히 디지털 장의사는 고인이 남긴 디지털 유산을 상속자에게 합법적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중개자 혹은 조율자로서 기능하기도 한다. 이는 향후 디지털 유산에 대한 법적 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점차 제도권 내의 중요한 직업군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만큼, 기존 장례 업계와의 협업 가능성도 높다. 예를 들어, 장례식장과 연계하여 유족들에게 디지털 정리 서비스를 추가 제공하거나, 고인의 생전 SNS 콘텐츠를 추모 영상으로 제작하는 부가 서비스도 실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디지털 장의사를 단순한 신생 직업이 아닌, 하나의 전문화된 장례 산업 내 직군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들고 있다.

디지털 장의사 자격 수요 전망

 

디지털 장의사가 되기 위한 자격과 요구 역량

디지털 장의사는 아직 국가공인 자격증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점차 민간 자격화 또는 전문 교육 과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관련 산업에서 활동 중인 디지털 장의사들은 IT, 법률, 심리상담,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각자의 전문 역량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실무적으로 필요한 역량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정보보안 및 데이터 관리 기술이다. 디지털 장의사는 고인의 계정에 접근하거나, 이메일·클라우드의 데이터를 정리하는 기술적 역량이 필수다. 둘째, 개인정보 보호법 및 상속법에 대한 기초적인 법률 지식이 요구된다. 고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유족의 알 권리와 법적 권리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 감정 중재 능력과 공감 능력이다. 유족 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 민감한 상황에서 중립적 입장으로 조율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디지털 장의사의 핵심 소양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콘텐츠 기획 및 편집 능력도 중요하다. 단순 삭제만이 아닌, 고인의 생전 활동을 정리해 추모 영상이나 온라인 추모관 등으로 재구성하는 서비스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량을 종합적으로 갖추기 위해 현재 일부 민간기관에서는 ‘디지털 장의사 양성 과정’을 운영하거나, 관련 교육을 개설하고 있으며, 법률사무소나 장례 전문 컨설턴트와의 협업을 통해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경로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향후에는 국가 공인 자격화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으며, 고령화 사회의 흐름과 맞물려 디지털 장의사 직업의 사회적 신뢰도는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장의사에 대한 시장 수요와 고객층의 다양화

디지털 장의사에 대한 수요는 단순히 노년층 유족만의 영역이 아니다. 1인 가구의 증가, 고령화 사회의 도래, 디지털 자산의 확산은 물론, SNS를 활발히 사용하는 중장년층과 청년층까지도 자신의 디지털 흔적을 정리하거나 사후 처리에 관심을 가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가상화폐, NFT, 디지털 유언장 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사망 이후 자산과 기록의 법적·기술적 정리가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 모든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서비스로서 디지털 장의사에 대한 사회적 수요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편, 기업 고객(B2B) 시장도 주목할 만하다. 병원, 장례식장, 보험사, 법률사무소 등 다양한 기관들이 디지털 장의사와 협력해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장례 패키지에 디지털 정리 항목을 포함하거나, 유언장 작성과 함께 디지털 계정 상속 서비스도 제공하는 방식이다. 더불어 기업 내부에서 사망한 임직원의 계정 정리, 메일 서버 접근 등에도 디지털 장의사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는 생전에 미리 자신의 디지털 자산을 관리하고 싶은 개인을 위한 ‘디지털 생전정리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으며, 이는 월 구독형 모델로 운영될 수 있어 안정적인 수익구조로 확장할 수 있다.

 

즉, 디지털 장의사에 대한 시장 수요는 특정 계층이나 일회성 서비스에 머무르지 않는다.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디지털 유산 관리, 고인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콘텐츠 서비스, 가상자산 상속을 위한 기술적 중재 등 다양한 방향으로 서비스 확장성이 열려 있다. 이는 직업으로서의 디지털 장의사가 단기 수익이 아닌 장기적 커리어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직업으로서의 전망과 향후 제도화의 가능성

디지털 장의사는 단순히 기술 서비스 제공자를 넘어, 디지털 윤리와 인간 존엄을 다루는 직업이다. 사망 이후에도 디지털 흔적이 온라인상에 계속 남는 사회에서, 그 흔적을 어떻게 다루고 정리할 것인가는 개인의 존엄과 사회의 공동 책임에 관한 문제다. 이러한 맥락에서 디지털 장의사는 향후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 기반 데이터 정리 시스템, 자동화된 계정 종료 서비스, 디지털 유언장 플랫폼 등과 결합면서 직업의 형태와 범위도 빠르게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국내에서도 디지털 장의사의 법적 지위와 업무 범위에 대한 제도화 논의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법과 상속법이 디지털 자산을 명확히 포함할 경우, 디지털 장의사는 법적 대표 인으로서 계정 이전이나 삭제에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이는 직업의 신뢰도를 높일 뿐 아니라,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과의 협업 기회도 확장할 수 있다.

 

더불어 국제적인 디지털 사후관리 기준에 발맞춰, 디지털 장의사 인증제도나 국제 협회 창립 등의 흐름도 예고된다. 예를 들어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디지털 유산 보호를 위한 법률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으며, 북미권에서는 사망자의 온라인 계정 처리 기준에 대해 플랫폼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법제화되는 중이다. 이런 흐름은 한국에서도 전문 인력 양성 및 산업화의 발판이 될 수 있다.

 

결국 디지털 장의사는 시대 변화에 따라 생겨날 필요 직종이자, 향후 윤리적, 기술적, 법률적 가치를 포괄하는 전문직으로서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서적 공감과 기술적 전문성을 함께 갖춘 사람이라면, 이 직업은 단순한 서비스 제공을 넘어 사람의 기억을 시켜주는 소명 있는 역할로서 충분한 보람과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