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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ory-202506 님의 블로그

1. 누가 그 지갑을 열 수 있는가 사람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자산은 남는다. 그런데 그것이 부동산도, 예금도 아닌 암호화폐일 경우,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고인의 지갑 주소를 알고 있다 한들, 그에 대응하는 개인 키가 없다면 어떤 거래도 불가능하다. 고인이 비밀번호를 남기지 않았고, 복구 시드도 메모해두지 않았다면, 그 자산은 '존재하지만 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상태로 남겨진다. 숫자와 코드로 이루어진 그 잔액은, 말 그대로 살아 있는 유령이 된다. 이처럼 아무도 손댈 수 없는 암호화폐 자산은, 상속이라는 개념과 충돌하기 시작했다. 남겨진 사람들은 그 자산이 있다는 사실은 알지만, 그걸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 공백을 다루기 위해 등장한 존재가 바로..

1.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직업, 디지털 장의사사람이 세상을 떠난 뒤, 물리적인 정리는 장례식과 유품 정리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의 죽음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고인의 메일함, SNS 계정, 클라우드 사진, 인터넷 검색 기록은 여전히 살아 있는 듯 기능하고, 타인의 화면에 예고 없이 등장하기도 한다. 디지털 공간에 남은 고인의 흔적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정리되지 않은 삶의 파편이 된다.이러한 현실을 정리하기 위해 등장한 직업이 바로 '디지털 장의사'다. 이들은 고인의 디지털 자산을 정리하거나, 유족의 요청에 따라 삭제·보관·이관 작업을 수행한다. 작업 대상에는 블로그, 메신저, 유튜브, 계좌 정보, 심지어는 암호화폐 지갑도 포함될 수 있다. 그들의 역할은 고인의 기록을 단순히 지우는..

1. 죽음 이후에도 남겨진 것들, 우리는 무엇을 잊고 있는가사람이 세상을 떠난다는 것은 단지 육체의 소멸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삶의 기록은 물리적인 공간을 떠나,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뿌리를 내린 채 계속해서 살아남는다. 메신저에 남은 마지막 대화, 클라우드에 저장된 미처 열어보지 못한 사진, 구독 중인 유튜브 채널, 그리고 수익이 연결된 이메일 주소까지. 고인의 사망 이후에도 이 모든 것들은 여전히 작동하며, 데이터는 흐른다.그런데 이처럼 사후에도 남겨지는 ‘디지털 흔적’에 대해서,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도 정리하거나 해석할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 그 공백을 채우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디지털 장의사’라는 새로운 직업이다. 이들은 고인의 온라인 자산을 정리하고, 계정과 데이터를 삭제하거나 정리하..